제4장 하늘과 땅을 잇는 가교-시아귀에 대하여

시아귀(아귀에게 음식을 베푸는 법회)에 대하여

"저는 매년 시아귀를 행하고 있습니다마는 과연 효과가 있는 것입니까. 승려로서 대대로 이어받아 오는 것이기는 하지만 형식적인 행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이 질문과 같이 현대의 승려도 시아귀는 습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시아귀는 원래는 몸이 나빠서 일하지 못하거나 생활 능력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보시·봉사를 하여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자비와 사랑의 행위였었다. 요컨데 살아 있는 자에 대한 봉사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에 죽어서 방황하는 무연불에 대한 공양으로 변하고 말았다.

거기에는 이유가 없는 바 아니다. 죽은 자들 가운데에는 법을 깨닫지 못한 채 가혹한 지옥계로 떨어진 자들이 수없이 많다.

거기서 그들은 무덤이나 절간 따위가 제 집인 양 착각하고 있는 수가 많다. 오랜 세월을 경과하는 동안에 지상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무연불이 되고 말았다. 원망이 쌓인 그들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빙의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방황하는 영들에게는 올바른 법을 가르쳐줌으로써 그들의 집착심을 버리게 하여 스스로 깨닫게 해 주는 계기로 삼음이 중요하다 하겠다.

이 세상에 마음을 잃은 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옥령들도 날뛴다. 살아 있는 인간들이 신의 자식을서의 자각에 눈뜨면 그들 지옥령들도 반성할 실마리를 잡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말법의 세상이 되면 살아 있는 인간들이 인생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상실하기 일쑤이다.

지옥령들은 과거에 이 지상계에서 생활했던 자들이며 지상계의 연으로 말미암아 지옥계로 떨어져간 자들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언제나 지구상에서의 생활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스스로 괴로움을 만들어 어두운 영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결국은 지옥계도 그들의 어두운 상념이 만들어 낸 세계에 다름 아니다.

시아귀란 이러한 방황하는 어두운 영혼에게 정법을 가르쳐주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