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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ism/카발라

비전의 카발라 - 24장. 성배

by Yuneelif 2017. 7. 29.

24장

 

성배

 

 

성배 탐색에 나선 파르치팔은 비전秘傳의 길에 나선 아데프트에 대한 영원한 상징이다. 파르치팔은 어두운 숲을 통과하고, 무시무시한 거인, 기사들과 싸우고, 도상에 놓인 많은 함정들을 피해야만 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데프트는 어둠과 용감히 맞서고, 적들과 싸우고, 유혹들을 극복해야만 한다. 파르치팔은 그 모든 시험들을 통과한 뒤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놀라운 성에서 장엄한 환영을 받는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성배의 비젼vision을 받는다. 그것은 가슴과 마음속에 영의 무가보를 얻고자 하는 이상을 충실하게 지킨 그에게 있어서 최상의 보답이다.

 

구도자의 임무는 명상, 기도, 사색을 통해 성령(신성한 영)을 품고 혼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그 안의 매혹적 영의 존재는 일루미네이션, 황홀경의 형태로 드러난다. 안타깝게도 이 상태는 대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구도자는 보통 다시 일상의 비참함으로 돌아오게 되고 처음부터 다시 노력을 경주해야만 한다. 자기 내면에 받을 그릇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결코 신성한 영을 유지하지 못한다. 전승에서는 그 그릇을 성배라고 부른다.

 

연금술사들은 동일한 실재를 표현하는데 다른 언어를 사용하였다. 그들은 '휘발성 존재를 붙들기'라고 말한다. 달리 말해, 정의 상 붙들 수 없는 존재, 즉 휘발성의 영을 붙드는 것이다. 휘발성 존재, 우주 영을 붙들기 위해서는 그것을 응축시키고 물질화시켜야만 한다. 이것은 고정성의 존재를 휘발시키는 역 과정, 즉 질료를 영화시키는 작업이 동시에 수행되었을 때에만 가능하다.

 

육체는 거칠고 농밀하고 불순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영과 조화롭게 진동하지도, 영을 붙들 수도 없다. 이것이 바로 엄청난 양의 정화작업이 항상 필요한 이유이다. 이 작업이 행해지고 나면 비로소 육체는 신성한 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고정성의 존재를 휘발시킨다는 것은 육체를 영화시킨다는 것이다.

 

카발리스트들은 이런 관념을 솔로몬의 표장(두 개의 삼각형이 위아래로 교차된 심벌)으로 표현한다. 꼭지 점이 밑으로 향한 삼각형은 영의 물질로의 하강을 상징하고, 위로 향한 삼각형은 물질이 상승하여 영과 하나 되는 것을 상징한다. 솔로몬의 표장 속에서 이 두 삼각형은 서로 만나 하나가 된다. 영이 고착 가능한 물질과 만났을 때 그것은 더 이상 달아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도자는 많은 굴곡을 체험하게 된다. 그가 간신히 영을 붙들 수 있을 때 그의 의식은 황홀경의 상태로 상승한다.

 

그러나 잠시 후 그는 다시 지루한 일상의 상태로 미끌어져버리게 된다. 그러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그저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된다. 아무리 떨어지고 또 떨어져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길고 힘든 작업이다. 그것은 겉으로 볼 때 끝날 거 같지 않다. 마치 반복해서 무거운 바위를 언덕으로 굴려 올리는 시시포스와 같게 느껴진다. 꼭대기에 이를 때마다 그 바위는 도로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버리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시포스가 영원히 그 일에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

 

성배는 내면에 영을 붙들어 매는 데 성공한 사람에 대한 상징이다. 전설에 의하면 그것은 한 개의 에메랄드 덩어리에서 조각된 것이고 그리스도의 피를 담는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에메랄드는 녹색이다. 녹색은 비너스(금성), 여성원리의 색깔이다. 피는 붉은 색이다. 붉은 색은 마르스(화성), 남성원리의 색깔이다. 그러므로 성배는 남성원리와 여성원리, 마르스와 비너스의 결합을 상징한다. 그러나 보다 고급한 차원에서 두 원리는 태양과 달과 각각 상응한다. 철은 화성에 상응하고 금은 태양에 상응한다.

 

 두 금속은 많은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여성원리에 속하는 주석과 은 역시 마찬가지다. 주석은 금성에 해당하는 금속이고 은은 달에 해당하는 금속이다. 자연 속에서 우리는 녹색이 태양 광선을 흡수, 저장하는 많은 예들을 볼 수 있다. 녹색은 식물의 색깔이다. 식물은 햇빛으로 광합성 작용을 한다. 태양 광선은 노란 색, 오렌지 색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불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성배라는 놀라운 상징 속에 담겨 있다.

 

구도자의 최고 이상은 성배가 되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라는 질료에 대한 작업에 매달려야만 한다. 그는 그것을 정제시켜 보다 정묘하고 가치 있게 만들어야만 한다. 그것이 영과 조화를 이루어 진동할 수 있도록. 이것은 양대 원리의 작용을 통해 모든 공간(우주) 영역에 존재하는 조화이다. 이 조화의 반영은 혼성 합창 속에 존재한다.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함께 울려퍼지며 공간 속에서 하나가 된다. 그것은 생명력의 분출로 꽃이 개화하고, 샘으로부터 물이 솟아나는 것과 같다.

 

우주 영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유일한 방법은 당신 자신을 우주와 조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매일 수차례 행해져야만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매일 아침 일하러 가는 한 사람이 있다. 집을 나서자마자 그는 교통 상황과 주위 사람들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전후좌우를 살피지 않고 마구 달려가거나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키지 못한다면 그는 죽게 될 것이다. 영적인 삶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당신은 자신의 내면과 외부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야만 한다. 만일 너무 시끄럽거나 소란스러우면 당신은 더 이상 나아가지 말고 멈춰야만 한다. 그리고 상황의 주인이 되어 질서와 평화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해야 한다. 상황이 가라앉았다고 판단되면 당신은 자신의 온 힘, 생각, 느낌을 전체 우주 속으로 다 쏟을 수 있다.

 

이 조화, 이 합일을 통해 엄청난 힘이 해방된다. 그리고 그 힘을 당신의 지속적인 일에 사용할 수 있다. 물질의 분열에 의해 에너지가 생길 수 있다면, 융합을 통해서도 에너지의 생성이 가능하다. 비전가들은 후자의 방식을 통해 작업한다. 그들은 명상, 기도, 사색을 통해 천상과 융합한다. 이 융합은 강력한 힘의 흐름을 생성시킨다. 그들은 그 힘을 그들과 타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

 

봉팽, 1961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