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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ticism/카발라

비전의 카발라 - 9장. 물과 불

by Yuneelif 2017. 7. 23.

제9장

 

물과 불

 

 

당신도 알다시피 물은 두 개의 가스, 산소와 수소로 구성돼 있다. 이 두 개의 가스가 결합하여 물이 된다. 이때 불의 중재가 필요하다. 불 없이는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혼합물에 불꽃이 더해지는 순간 두 개의 가스는 서로 영원한 사랑으로 점화된다. 그리고 함께 결합하여 물이 형성된다. 놀라운 것은 제3의 가스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액체가 생성된다는 점이다. 가스 상태로부터 액체 상태로 변화된 것이다.

 

그러나 두 가스의 융합과 외형의 변화는 새로운 원소가 개입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없다. 산소와 수소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다. 반면 물은 눈에 보이고 만질 수도 있고 용기에 담을 수도 있다. 만일 당신이 물에 열을 가한다면 그것은 증기가 되어 사라진다. 반대로 물을 냉각시키면 그것은 고체화되어 얼음이 된다.

 

물에 대한 이 모든 사실들은 우리에게 사고를 위한 상당한 양식을 준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어째서 물에 있어서 진리인 것이 금속과 같은 다른 물질들에는 진리가 아닌지 의아하게 만든다. 금속들은 고체이다. 그러나 확실히 그것들을 액체로도 심지어 기체로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물질적 체들은 고체(흙), 액체(물), 기체(공기)의 세 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그것(물질체)들은 불의 원소에 상응하는 상태, 즉 에테르 형태도 반드시 존재해야만 한다.

 

물은 생명의 표현이다. 화학공식(H2O)은 물이 두개의 수소 원자와 한 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돼 있음을 말해준다. 수소는 전통적으로 여성원리(물)과 연결된다. 그리고 산소는 남성원리(불)과 연결된다. 두 가스가 결합하면(이 경우 여성 원리가 우세하다) 물이 생성된다. 불 역시 반드시 남성 원리와 여성 원리의 결합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성적으로 보인다. (물론 이 경우는 남성 원리가 우세해야 할 것이다.) 불은 능동적인 원리이고 물은 수동적인 원리이다. 그러나 물에 의해 상징되는 수동적 원리는 그 자체로 두 원리(능동과 수동)의 결합이라는 점이 신비하다.

 

물은 두개의 수소 원자와 한 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된다. 여성 원리는 숫자 2에 상응하고 남성 원리는 숫자 1에 상응한다. 비전가들은 여성의 이중성을 열린 책으로 표현한다. 또 남성원리 닫힌 책으로 표현한다. 닫힌 책은 1이다. 이에 비해 열린 책은 2이다. 산소(1)와 수소(2)는 결합하여 3, 즉 물을 낳는다. 그러나 물의 생성에는 네 번째 원소가 개입한다. 불의 원소, 생명의 원소가 그것이다.

 

왜냐하면 생명은 불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불로부터 온다. 물은 그 자체로 생명을 갖고 있지 않다. 그것에 생명이 주입되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하다. 그리고 물에 생명을 심어놓는 것은 태양, 불이다. 연금술사에게 있어서 불은 창조 전체를 활력있게 만든다. 비록 잠재해 있지만 그것은 물 뿐만 아니라 금속이나 바위에도 존재한다.

 

창세기의 서두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하나님의 신이 수면 위를 운행하시니라.” 여기서 물은 카오스, 무형의 물질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신(영), 즉 불은 만물을 운동하게 하는 원리이다. 생명은 물로부터 나왔다. 그러나 거기에는 불의 개입이 존재한다. 불의 힘이 없으면 생명의 출현은 불가능하다. 이것의 증거는 다음의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겨울에 씨앗의 생명은 이미 토양 속에 존재한다. 그러나 불이 말씀을 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성장하지 않는다. 거기 충분한 온기와 햇빛이 필요하다. 물은 생명의 모체이다. 그러나 불 없이는 생명은 수면 상태에 있으며 정체된다. 불의 자극이 있어야만 생명은 작동된다.

 

그러므로 물은 영이 생명에 형상을 주는 질료의 상징이다. 왜냐하면 물의 주요한 속성은 융통성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형상이든 취할 수 있다. 물의 두 번째 특성은 잉태의 가능성이다. 태양은 그 광선을 통해 물을 수태시킨다. 흙은 다양한 질료를 통해 물을 수태시킨다. 동물과 인간들 역시 물과의 접촉을 통해 다양한 원소를 가지고 수태시킬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물은 많은 다양한 창조를 낳을 수 있다. 유사하게 원시 우주 질료는 영이 선택하고 잉태시킨 모든 형상을 취한다. 그러므로 작용시키는 법을 아는 자는 이 질료를 통해 창조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당신이 볼 수 있듯이 물은 수평으로 확장되고 불은 수직으로 일어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두 라인의 결합은 십자가를 낳는다. 기독교인들에게 십자가는 무엇보다도 예수의 죽음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사실 십자가는 그것보다 훨씬 더 의미심장한 심벌이다. 확실히 십자가는 우리로 하여금 예수의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 의미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십자가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예수의 십자가 처형은 역사상의 한 사건이다. 그러나 십자가 자체는 그것보다 더 위대한 것들을 상징한다.

 

그것은 우주적인 실재이고 그 의미는 특정한 사건을 훨씬 초월해 있다. 십자가의 가장 심원한 의미는 남성원리와 여성원리, 양대 원리의 합일이고 그것의 우주에서의 작용이다. 십자가는 두 원리의 가장 단순한 심벌이다. 동일한 원리를 지닌 파생 심벌로는 두 개의 삼각형이 결합된 헥사그램, 솔로몬의 표장이 있다. 헥사그램에서도 우리는 남성원리와 여성원리의 동일한 관념, 동일한 법칙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다른 개념들에 의해 상징의 의미가 더욱 풍성해진다. 예를 들어서 점성학적 관점에서 우리는 여성 원리를 나타내는 삼각형은 물의 궁인 게좌, 전갈좌, 물고기좌에 상응하고 남성원리를 나타내는 삼각형은 불의 궁인 양좌, 사자좌, 사수좌에 상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알아야만 하는 다음 것은 불과 물이 반대 방향으로(불은 위로, 물은 아래로) 흐르듯이 상반되는 본성을 띤다는 점이다. 불과 물은 서로 상극이다. 그러므로 외적으로 양자는적대적으로 보인다. 물은 생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물은 불을 끄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불 역시 생명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불은 물을 증발시켜버린다. 양자가 서로 결합하여 일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형태의 조정이 있어야만 한다. 비유컨대 물을 불에 직접 접촉시키지 않고 냄비에 넣고 끊이는 것과 같은. 냄비에 의해 생긴 중간 막 덕분에 양자는 서로 파괴되지 않고 어떤 건설적인 것을 성취해낸다.

 

 

 

 

 

예수는 확실히 불과 물의 과학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렇게 말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인간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 나지 않는다면 그는 신의 왕국에 들어갈 수 없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지난 2천년 동안 기독교인들에게 감추어져 있다. 신의 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상태로 들어가기 위해 물과 성령으로 거듭 나야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물과 성령(영)은 물과 불, 남성원리와 여성 원리를 나타낸다. 이 양대 원리는 스피리추얼계에서 사랑과 지혜로 상징된다. 우리 내면에서 그것은 사랑과 지혜의 결합이다. 이 사랑과 지혜는 우리로 하여금 신의 왕국, 즉 질서, 미, 조화, 빛의 세계로 일컬어지는 의식의 고급한 상태를 가져다준다.

 

이것이 예수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야한다고 말한 의미이다. 사랑과 지혜를 통해 인간은 신성계, 완벽한 진리의 세계 속에 태어나게 된다. 왜냐하면 오직 사랑과 지혜만이 진리를, 완벽한 생명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금술사들의 '철학자의 돌'조차 양대 원리의 작용이다. 연금술사들은 ‘물기 없는 물’ ‘수은수(Mercurial water)’라 부르는 물질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 물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불에 대해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불을 태양의 불로 해석해 왔다. 수은수는 달의 질료이다. 이것이 바로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가 ‘아버지는 태양, 어머니는 달이다.’이라고 말한 이유이다. 다시 말해 불, 영은 아버지이고 물, 질료는 어머니이다. 왜냐하면 태양은 불, 남성을 지배하고 달은 물, 여성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황금은 태양의 상징이고 은은 달의 상징이다. 연금술사들은 금과 은을 도가니에 넣고 함께 가열한다. 연금술사들은 이 작업을 하는데 가장 길조인 때는 태양이 양좌에 막 들어서고 달이 황소좌에 있을 때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태양은 양좌에서 기능이 항진되고 달은 황소좌에서 기능이 항진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태양과 달에 의해 상징되는 양대 원리뿐만 아니라 화성(양좌의 지배성)과 금성(황소좌의 지배성)에 의해 상징되는 남성원리와 여성원리 또한 보게 된다.

 

동일한 법칙에 따라 우리가 작업할 때 우리 역시 연금술사들이라 할 수 있다. 유일한 차이라면 우리는 태양과 달, 불과 질료, 황금과 은을 영적으로 치환하는 것뿐이다. 불과 물, 양대 원리는 지혜와 사랑이다. 이 두 원리를 가지고 작업할 때 우리는 '철학자의 돌'을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행동을 위한 힘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믿으라. 당신은 이 철학에 대해 완전한 자신을 가질 수 있다. 과학의 날인이 찍힌 승인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오늘 지금 당장 이 원리를 가지고 작업을 시작하도록 하라.

 

세브레, 1962. 12. 29.